안녕하세요. 세 아이와 제주도에 내려온 육지사람, 다둥이 아빠입니다.
지인들이 안부 전화로 공통적으로 묻는 것이 있습니다. "제주에서 지내면 무엇이 제일 좋아?" 저는 이 곳에 여행으로 온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좋지만 그래도 굳이 대답을 하자면 여유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행 일정이 2박 3일 또는 4박 5일 여행이었다면 쉴 틈 없이 바쁘게 다녔을 텐데 세 아이와 한 달이란 시간을 제주에서 보내게 되니 아이들과 사진도 많이 찍고 대화도 많이 나누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제주 도착했을 때보다 지금 둘째가 말이 많이 정확해졌네요. 기분 탓일 수도 있는데 우리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밝아졌습니다.
오늘은 매일 자동차 안 카시트에 매달려서 따라다니며 스트레스 받았을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1호, 2호는 킥보드 라이딩을, 3호는 유모차 라이딩을 계획하였습니다.
유모차로 함께 걷는 제주
일몰이 아름다운
신창 해안 도로
주소: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1321
네비게이션에서 신창 해안도로로 검색하시고 가시면 주차장이 나옵니다.
무료 관광지
※ 부모의 관리하에 라이더들이 안전한 라이딩을 즐겼습니다.
신창 해안도로에 도착하여 주차를 한 후, 찻길을 건너면 싱게물이란 표석을 바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싱게물: 바닷가에서 새로 발견한 갯물이란 의미인데 신개물이라는 한자어의 제주도 토속 이름인 듯합니다.
싱게물 표석 뒤로는 남탕과 여탕이 있습니다. 현재도 씻는 곳이라고 경고글이 쓰여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진을 촬영하시려는 분들이 실수하시는 경우들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저는 남탕만 살짝 보았는데 곽지 해수욕장에 있는 노천탕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이 곳도 용천수가 솟는 곳인 것 같네요..
용천수: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에 대수층을 따라 흐르다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물을 의미합니다.
신창 해안도로에 도착하니 바람이 무척이나 강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풍력발전기가 많이 보이네요. 설치되어 있던 풍력발전기 중 한 두기만 블레이드가 멈춰있고 모두 강하게 돌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저 물고기(다금바리) 조형물 앞에 보이는 다리입니다.
앞의 공원을 둘러보고 다시 싱게물 표석이 있는 곳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찻길 양쪽으로 어디를 가던 우리의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이가 셋이다 보니 좌측으로 길가 분리대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 곳은 해안도로라 드라이브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아이들에게 조심시키며 이동하였습니다.
걷다 보면 아래의 벌내물 공원이란 표석이 보입니다. 이 표석이 보이면 맞게 걷고 계신 거예요 :)
일몰 시간에 도착하여 라이딩 및 산책을 즐기려고 하는데 날이 좋아서인지 일몰이 아름답습니다. 아이들이 태양을 향해 질주합니다. 바람도 시원하고 가슴도 뻥 뚫리네요. 유모차에 타고 있는 우리 셋 째도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를 지릅니다.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들이 자동차 드라이브할 때 소리를 지르면서 가잖아요? 우리 셋째가 그러면서 갑니다. "무 야호오~"
신창 해안도로는 유모차를 몰고 갈 수 있게 포장도로로 잘 되어 있습니다. 가파른 경사도 없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킥보드를 탈 수 있습니다.
다금바리 조형물도 일몰을 바라보며 하늘로 뛰어오르고 있습니다. 다금바리 안녕?
유모차를 몰고 해안산책로를 걸을 때 딱 한 구간이 힘든 곳이 있습니다. 바로 끝과 끝을 잇는 이 다리인데 저는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올라 이동하였습니다. 계단이 10개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산책할 때 유모차를 가지고 온 다른 두 가족도 마찬가지로 들고 이동하셨습니다. 혹시라도 혼자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하시는 여성분이라면 많이 힘들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걸으시거나 휴대용 유모차라면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 (디럭스는 남자도 아기를 싣고 들기에는 버거울 것 같습니다.)
물이 참 맑습니다. 물속이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이렇게 물속이 모두 보여도 수심은 조금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곳을 걸으며 안타까웠던 것이 주변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요. 바다 만조 때 떠밀려온 쓰레기 일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잖아요. 우리 자연보호 합시다. 자기가 가지고 온 쓰레기는 자기가 처리하도록 해요:)
풍력기기 아래에 서서 바라보니 웅장하네요. 소리도 웅웅 큽니다. 어쩌다 관광 와서 바라보는 우리야 멋있다 하고 지나가지만 이 근처에 혹시 민가가 있다면 스트레스 받을 수 있는 소리입니다.
풍력기를 만난 후 앞으로 신나게 달리면 등대가 있습니다. 등대에 오를 때는 계단이 가파르니 아이들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 오늘은 구름이 한 몫해주는 것 같습니다. 사진에 모두 담지는 못하였지만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이 곳에는 바닷가에 돌담이 엄청 많이 쌓여 있었어요. 다리를 건너며 무척이나 궁금하였는데 이게 전통 낚시 방법이었네요. 물이 빠지면 돌담에 막혀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나 해산물을 잡는 낚시법이래요. 전 낚시법보다도 바닷물에 돌담이 안 무너지는 게 더 신기하네요.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움은 계속해서 배우고 계승해야겠습니다.
전기 스쿠터를 렌탈하여 신창 해안도로를 드라이빙하는 많은 커플들이 보이네요. 우리도 아이들이 없었다면 함께 즐겼을 텐데 아이 셋과 함께 눈으로만 참여하였습니다. 난 부럽지 않다. 부럽지 않다. 부럽지 아니하다.
신창 해안 산책로는 한 바퀴 도는데 아이들과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걸으니 한 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길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신나게 달리고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에서 숙면을 하네요.
날씨 좋은 날. 일몰 보러 신창 해안도로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유모차로 함께 걷는 제주
경관 맛집 송악산 둘레길
주소: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 관광로 421-1
주차는 가능한데 주차장이 부족하다면 길가에 하셔도 됩니다.
무료 관광지
제주도에서 둘레길로 유명한 송악산 둘레길도 유모차로 걸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체력이 되는 6살, 1호는 엄마와 함께 해안이 내려다 보이는 해안길로 걷고 4살, 2호는 유모차에, 2살, 3호는 아기띠로 송악산 둘레길을 함께 하였습니다.
송악산 둘레길은 산방산과 여러 섬이 보이는 경치가 뛰어난 곳입니다. 이 곳을 산책하며 왜 둘레길로 유명한 곳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나이 상관없이 모두가 좋아할 만한 장소입니다.
단, 해안이 내려다보이는 길은 유모차가 가기 힘들고 중앙 도로만으로 유모차를 가지고 가셔야 합니다. 절대 해안길로 유모차를 가지고 진입하지 마세요. 중간에 계단도 나오고 길도 좁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곳에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습니다. 태평양 전쟁을 치르며 곳곳에 굴을 파놓았었네요. 대공포 미사일 등을 숨겨놓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의 아픈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송악산 둘레길입니다.
제주도에는 유모차(휠체어)로 다닐 수 있는 많은 관광지가 있습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또는 우리 아이들과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함께 즐겨보세요.
[제주] 절물 자연 휴양림, 비 오는 날 산책하기 좋은 산림욕장. (feat.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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