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네 탐라 일기

쉽게 허락되지 않는 이 곳, 제주 용머리 해안을 다녀오다.

SOWDY 2021. 6. 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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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는 자연이 인간에게 쉽게 허락하지 않는 장소가 있습니다.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물때가 맞아야 하며, 물때가 맞아도 바람이 강하거나, 파도가 너무 높아도 안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없는 어쩌면 제주도에 머무는 한 달의 시간 동안 한 번도 허락되지 않을 수 있는 장소.
오늘 그 곳을 다녀왔습니다.


자연의 허락을 받아야만 하는
용머리해안


 

물속으로 들어가는 용의 머리
용머리해안


처음에는 해안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갈 수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서는 다른 관광지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이 구간만 지난다면 곧 자연의 아름다움과 용머리해안의 신비로움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용머리해안은 한라산과 용암대지가 만들어지기 이전인 약 100만 년 전에 얕은 바다에서 발생한 수성화산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장소이며, 수평 층리, 풍화혈, 돌개구멍, 해식동굴 등 다양한 암석층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화산 분출이 끝나고 오랜 기간 파도에 쓸려 화산체가 깎여 나갔는데 그 형태가 마치 용이 머리를 들고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닮아 용머리 해안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출처: 두산백과)

 

주소: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112-3
매일 09:00 - 17:00
방문하시기 전에 꼭 전화로 문의를 하고 방문하셔야 합니다.
(064-794-2940)
입장료: 어른 2,000원 / 2,500원(산방산 통합관람)
청소년 군인 1,000원 / 1,500원(산방산 통합관람)
6세 이하 또는 65세 이상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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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입장 대상자

 

 

용머리해안은 바닷물에 바로 맞닿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곳입니다. 산책로도 다듬어진 공간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공간을 걷는 것이기에 아이를 데리고 방문하시는 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을 꼭 안쪽으로 걷게 하시고 손을 꼭 잡으셔야 합니다.

기암절벽의 모습에 감탄을 하며 천천히 걷고 싶으나 좁은 산책로와 많은 관람객이 몰려 서두르듯이 돌게 되는 공간입니다. 아무래도 입장 가능 시간이 짧은 관계로 많은 관람객이 많이 몰리는 듯합니다. 방문한 오늘도 파도가 높은 관계로 9시에서 11시까지만 입장이 허락된다고 안내판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간조시간에만 잠깐 입장이 허락이 되는 듯 합니다.

해안선을 따라 걸으면서 절벽의 형태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파도에 의한 침식작용과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 속에서 사람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날이 너무 좋아 뒤로 산방산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듯하였습니다. 아이들도 먼저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장난꾸러기인 우리 아이들이 오늘만큼은 아니 용머리해안에서만큼은 얌전히 아빠의 손을 잡고 해안을 산책해 봅니다.

용머리 해안을 산책하다 보면 고여있는 바닷물이 보이기도 하고 암벽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와 파도치는 모습을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이 초록빛으로 굉장히 맑으며 물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지만 물이 깊습니다. 절대로 손을 담가보려고 하시거나 하시면 안 됩니다. 비 규칙적으로 파도가 치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용머리 해안 산책이 거의 끝나가면 아래의 멋진 터널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낙석의 위험으로 인하여 이 곳에서의 기념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저 또한 아이들과 함께 빠르게 통과하며 터널의 모습만 살짝 담아보았습니다. 터널을 지나고 나면 암석 계단을 오르게 되는데 이 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용머리해안에서의 산책을 마무리합니다.

이 곳에도 아픈 역사의 흔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이 경계를 위해 파 놓은 진지동굴이 남아 있어 용머리해안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출구로 나오면 입장할 때 보았던 하멜의 배가 보입니다. 우리 아이는 하멜의 배보다도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말에 더 큰 관심이 가나 봅니다.


용머리 해안 산책 이후 달콤한 음료 한잔

카페 갤럭시아


용머리 해안을 산책하고 나니 갈증이 납니다. 들어가는 입구 앞에 수많은 상점이 있으나 주차할 때 보았던 카페 갤럭시아에 방문하였습니다. 카페 이름처럼 내부에는 별의 느낌이 나는 조명이 카페를 빛내고 있었으며, 쾌적한 느낌의 분위기 좋은 카페였습니다.

실내도 좋지만 우리는 산방산이 보이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목도 축이고 피서의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앞에 분수대가 하나 있는데 아이들이 있어서 그런지 사장님께서 비눗방울 나는 기기를 틀어주셔서 아이들이 비눗방울을 터뜨리며 한참을 재미나게 놀다가 왔습니다.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하는 동안 용머리 해안에 세 번을 방문하였는데 세 번째에 드디어 입장이 허락되었습니다. 한 달 살기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 밀린 숙제를 한 듯한 기분이 드네요. 제주도를 느끼기에 좋은 많은 관광지들이 있지만 제주도의 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중 용머리 해안이 가장 핫플레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날씨 좋은 날,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을 함께 돌아보시는 계획 세워보시면 어떠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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