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원이 켜지지 않아 폐기하려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꺼내어 자료를 복원해 보니 그냥 버려질 뻔한 너무나 많은 추억들이 있었습니다. 사진 하나하나를 보면서 추억을 되새기다가 시간이 지나 또 그냥 버려지지 않을까 싶어서 기록으로 남기고 여행을 기억하고자 포스팅을 합니다. 최대한 그때의 나로 돌아가서 기억하는 오키나와 여행의 기록들. 우리 아이의 첫 여행이자 부모님과 함께 가기 좋은 일본 오키나와 여행입니다.
버려질뻔한 컴퓨터에서 찾은 여행의 추억_몰디브 여행▼▼
오키나와 여행의 준비
1.1. 일정
부모님을 모시고 돌쟁이 아이와 함께 떠난 오키나와 여행은 4박5일 일정으로 하였습니다. 더 오래 머무를까도 고민해 보았지만 아이의 기저귀와 이유식 등을 챙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4박 5일 일정으로 정하였습니다. 오키나와 현지에서도 기저귀도 구매하고 할 수도 있지만 수량이 애매할 것 같아 일정은 4박 5일로 결정하였으며, 오키나와 북부쪽에서 2일, 중부 부에 위치한 아메리칸빌리지에서 2박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오키나와 북부는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으며 그 유명한 고래상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한 중부 아메리칸 빌리지에는 편의시설이 다 있기에 쇼핑을 즐기거나 편하게 관광을 할 수 있습니다. 여유가 더 있다면 남부 쪽 여행도 하고 싶었으나 4박 5일이었기 때문에 숙소는 2곳에서 머물며 즐기기로 합니다.
1.2. 준비물 : 국제면허증(렌트카 이용 시), 110V 멀티플러그,
여행을 오기전에 국제면허증을 발급받아 오키나와에서 렌트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운전석이 우리나라와 반대 방향이지만 금방 적응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키나와는 워낙 외국인들이 운전을 많이 하고 다녀서 그런지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다만 일본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을 위해 내비게이션을 검색할 때 장소의 맵코드를 입력해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을 가거나 중국을 가거나 해도 220V 플러그를 함께 사용해서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일본의 경우에는 110v를 사용하여 멀티 플러그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는 어떻게 시스템이 바뀌었는지 모르겠으나 챙겨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오키나와 여행과 관련해서 비행 시간은 우리 가족에게는 아시아나 항공이 가장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모두 OZ를 타고 오키나와로 출발합니다.
오키나와 여행의 시작
오키나와에 도착하여 렌트카를 수령한 후에 공항 근처의 이온몰로 먼저 이동을 하였습니다. 나하 공항 근처의 이온몰은 입, 출국하는 사람들이 많이 들리는 쇼핑몰입니다. 우리는 이온몰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필요한 것을 간단히 쇼핑한 후, 숙소로 이동하였습니다. 첫 숙소는 츄라우미 수족관 근처의 작은 리조트였습니다.
짐을 간단히 풀고 숙소 근처의 비세자키 해변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이 곳은 스노클링으로도 유명한데 우리는 스노클링을 준비해 가지 않아 자전거로 비세마을 후쿠기 가로수길을 즐겼습니다.
자전거 대여가 현장에서 가능한데 나미키 렌타 사이클이라고 친절하게 한글로 쓰여 있는 곳에서 자전거를 렌탈했습니다.
오키나와 여행이 좋았던 점은 유명한 관광지에는 한글 안내가 되어 있고 안내서도 한글로 되어 있는 것들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영어를 잘 못하시더라도 최대한 알려주시려고 노력해주시고 해서 여러 나라를 여행을 해보았지만 일본만큼 친절한 나라를 못 본 듯합니다.
비세마을 후쿠기 가로수길을 다니다보니 곳곳이 아기자기하게 일본풍이 나는 조각상들이 있어서 조각상 찾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비세자키 해변에 도착해서 산책을 하고 근처에 카페가 있어서 차도 즐기면서 에메랄드 컬러의 바다를 즐겼습니다. 성인들끼리 방문을 한다면 스노클링을 즐겨도 너무나 좋을 공간입니다. 오키나와 첫날은 날씨가 좋아 모든 것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햇살이 너무 뜨거워 썬블럭은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화보 촬영 등을 많이 하는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 와루미 절벽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이 곳이 와루미 절벽인데 이 절벽 사이를 통과하면 해변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무수히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어서 모두 급하게 급하게 사진을 찍으며 이동을 합니다. 오키나와 자연경관이 제주도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강하였습니다.
Q) 제주도와 오키나와는 형성 과정이 같나요?
제주도는 화산섬이라 현무암 지대로 이루어져 있고 오키나와의 경우에는 산호초에 의해 형성된 석회암 지대입니다. 그런데 두 섬이 공통점이 흑돼지 고기가 유명하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예로 두 번째 숙소인 더 비치 타워 오키나와에서 저녁식사를 먹을 때 샤브샤브를 먹었는데 소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로 샤브샤브 요리가 준비된 것을 보고 돼지고기로도 샤브샤브를 먹는다는 것을 이때 알게 되었습니다.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제일 먼저 방문하고자 하는 리스트에 올리는 공간이 츄라우미 수족관일 듯 합니다. 다른 수족관과 크게 다른 점은 이곳에는 고래상어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세부에 가서 자연에서 고래상어와 함께 스노클링을 즐기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고래상어가 먹이를 먹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오키짱 쇼와 고래상어 먹이 먹는 시간대에 맞추어 방문하고자 하여 오후에 방문을 하였습니다.
고래상어가 먹이를 먹는 시간과 돌고래 공연인 오키짱 쇼의 일정은 아래의 사진과 같습니다.
(아래 프로그램은 24년 9월 24일 홈페이지 자료입니다)
고래상어 먹이시간 - 15:00 / 17:00
돌고래 쇼(오키짱 쇼) - 10:30 / 11:30 / 13:00 / 15:00 / 17:00
둘 째 날에는 날이 아침에는 좋았는데 오후가 되면서 궂은 날씨로 바뀌었습니다. 다행히 날이 좋을 때 코우리 대교를 건너가 보았는데 에메랄드 빛 바다 사이로 긴 대교를 건너니 드라이빙하는 맛이 좋았습니다. 코우리 대교 근처의 푸드트럭인 쉬림프웨건이 유명하다고 맛이 좋다고 블로그에서 보고 방문하였었는데 모래바람도 많이 불고 저는 그다지 임팩트 있는 추억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코우리 대교를 건널 때의 감동이 더 컸었던 기억이 그리고 블로그를 크게 믿지 말자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하였던 기억이...
오후가 되며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내리기 시작하여서 일정을 바꿀까도 고민하였지만 일본 오키나와의 상징적인 공간 중 하나인 만좌모와 잔파곶을 방문하였습니다. 만좌모는 파도에 의해 절벽이 깍이면서 코끼리의 모습으로 변한 절벽입니다. 이 날은 바람도 많이 불고 파도가 높아 코끼리 몸과 코 사이로 바닷물이 넘쳐 지나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잠시 잔파곶은 오키나와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이 두 곳은 제주도의 섭지코지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히려 제주도 섭지코지와 기암절벽들이 더 이색적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셋째 날에는 슈리성과 시키나엔을 다녀왔습니다. 류큐왕국의 상징인 슈리성은 계단이 많고 한참을 걸어야 해서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돌아보시기에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2019년 화재로 슈리성 대부분의 건물이 전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슈리성 화재를 보니 예전 숭례문 방화사건이 떠올랐습니다. 목조 건물로 이루어진 옛 유적지 들이 화재에 취약하여 유적지 관리에 관련하여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 같습니다. 2024년 기준 아직 슈리성의 복구가 되지 않은 것 같아 몇 개의 건물은 그림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고 슈리성 복구하는 모습과 다양한 공연 등은 이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가 방문한 시기에는 스탬프투어가 진행이 되었었는데 모두 한글로 제작이 되어 있어서 보기에도 편하고 지도로 건물을 찾아다니기에도 편하였습니다. 다만 너무 넓은 공간 구석구석을 다 찾아다녀야 한다는 것이 함정. 우리는 아이를 안고 다니기 힘들어서 스탬프 투어는 포기하였었습니다.
시키나엔은 1700년대 후반 만들어진 류큐 왕국의 별장과 같은 곳입니다. 다른 화려한 관광지보다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이 곳이 저는 오키나와 여행 중에 가장 좋았던 공간이었습니다. 시키나엔은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 류큐 왕국의 구스쿠 및 관련유산군) 그리고 시키나엔 정원 내의 이쿠도쿠센 샘에는 붉은 해조류인 시마치스지노리 발생지가 있는데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슈리성과 함께 방문을 하면서 류큐 왕국의 건축술과 문화를 함께 경험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넷째 날에는 숙소인 더 비치 타워 오키나와에서 온천을 즐겼습니다. 숙소에 머무는 동안은 온천을 마음껏 줄길 수 있었으며, 온천을 즐기고 안마의자에 앉아 우유를 마시며 쉬는 것도 너무나 아늑하고 좋았습니다. 다만 수건이 부족하여 씻고 닦는데 불편함이 조금 있었으나 그 정도는 참을만하였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위치한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쇼핑을 하고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와이프와 둘이 떠난 여행이라면 많은 관광지와 액티비티를 즐겼을 텐데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를 데리고 떠난 여행이다 보니 휴식과 관광 그리고 쇼핑을 적절히 섞으면서 무리하지 않고 4박 5일 일정으로 오키나와를 즐긴 듯 합니다. 부모님께서 두 분 이서만 따로 아메리칸 빌리지에 나가셨는데 상점에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조선족 직원들이 있어서 쇼핑도 아주 편하게 즐기시고 좋으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다 보니 한국어 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용으로 생각하면 제주도 여행보다 저렴하다고 느껴지긴 합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다둥이를 데리고 리마인드 여행으로 가도 좋을 것 같은데 이 대가족이 타고 다닐 렌터카가 있을까 걱정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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