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간의 의사소통을 도우며 민족의 문화와 정체성의 표현을 할 수 있으며, 사회적 연대와 소속감을 가지고 법과 규범을 설정하여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매우 다양하나 그 언어를 표현하는 문자는 언어에 비해 한정적이라고 하니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고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이러한 문자의 역사와 문화와 관련하여 잘 갖추어진 박물관이 있어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입니다.
국립 세계 문자 박물관
인천 연수구 센트럴로 217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운영시간: 10:00 - 18:00
주차 요금: 1시간 1,000원 / 매 30분 초과시 500원 추가
주차 할인: 국가유공자, 장애인, 보훈대상자 등 80%할인
경차(1000cc 이하) 60% 할인
다자녀가족, 저공해자동차, 친환경자동차 50% 할인
<공지사항> 2024년 8월 19일(월) ~ 2024년 9월 2일(월) 임시 휴관입니다.
1. 전 세계 문자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립 세계 문자 박물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호수공원에 있습니다. 주변으로 멋진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서 박물관에서 바라보면 경관이 우수합니다. 저녁에 방문을 한다면 송도국제도시의 스카이라인에서 뽐내는 조명으로 인한 경관이 우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2023년 6월에 개관하여 1년여 밖에 되지 않은 박물관입니다. 그래서인지 관리가 잘 되고 있고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국립 세계 문자 박물관은 지하 1층에 상설전시실, 1층에 기획전시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2층으로는 카페와 테라스(야외전시장)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처음 입장을 하면 지하1층 상설 전시실로 이동을 하면서 관람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상설 전시관 들어서기 전에 아래와 같이 물품보관소가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혹시 짐이 있다면 물품보관소에 짐을 보관하고 편하게 전시관을 둘러보시면 될 듯합니다. 물품 보관소 옆이 기념품샵이었는데 우리 아이들이 관심도 못 갖게 얼른 이동을 하였습니다.
지하 1층 상설 전시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이 스피커입니다. 이 스피커는 김승영 작가의 <바벨탑>이라는 작품인데 각기 다른 모양의 스피커들이 각기 다른 언어를 내는 것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상설 전시관의 첫 시작은 그림으로 서로의 생각을 표현하던 시대입니다. 문자는 우리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것에서 시작해서인지 사냥의 성공 등을 기원하는 그림에서부터 전시관이 시작됩니다.
문명의 시작과 함께 언어의 발전이 있었는데 쐐기문자 전시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다른 박물관과 큰 차이점이 있다고 느껴졌는데 많은 전시품이 전시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는 소수의 전시품이 전시가 되어 있고 그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어서 집중을 하기에 좋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쐐기 문자(cuneiform) 또는 설형 문자(楔形文字)는 수메르인들이 기원전 3500년경부터 사용했던 문자로 현재 기록/발굴 중 가장 최초의 문자이다. 초기엔 상형문자의 형태를 갖다가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상형 문자적인 요소는 줄어들고 점점 추상화되었다.
우리가 세계사에서 배운 함무라비 법전도 비석으로 전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와 있어서 보기에 좋았는데 중, 고등학생 학생들이 방문을 하면 시대별 언어의 변화와 특징을 볼 수 있어서 예습과 복습하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학창 시절 배운 것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네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 중에 하나인 라틴어의 역사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라틴어: 고대 로마 제국의 공통어. 인도-유럽 어족의 이탤릭 어 파에 속함. 현대의 프랑스어·이탈리아어·에스파냐어·포르투갈어·루마니아어 등 로맨스어의 근원이 됨. 기원 전후에 문장어로서 확립된 고전 라틴어는 로마 교회 산하의 중세 서구 세계의 문장어·공용어가 되고, 오늘날도 학술어로 사용됨.
또한 아랍어와 기타 언어의 특징도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쿠란도 국립 세계문자박물관에서 볼 수 있었네요. 이곳의 특징은 문자와 관련된 전시품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영상도 함께 나와 그 문화를 조금 더 이해하기 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시품이 적어서 집중은 할 수 있지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을 영상으로 보완을 하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하이라이트는 한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문자들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민족과 국가가 공유하며 함께 사용하는 경우들이 많으나 한글의 경우에는 우리의 고유 문자이며, 언어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인 문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달에 임금께서 언문 스물여덟 자를 친히 만드셨다. <세종실록> 1443년 12월 30일
세종실록에는 12월 30일 임금께서 언문 스물 여덟 자를 친히 만들었다고 쓰여 있는데 한글날은 왜 10월 9일인지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훈민정음해례본에 "세종 11년(1446년) 9월 상한(상순)에 훈민정음을 반포했다는 기록이 있었으며, 상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10일을 기념일로 하였으며, 그날이 10월 9일이라 양력 10월 9일로 한글날을 지정하여 지금까지 기념을 하고 있습니다.
훈민정음해례본은 정인지 등 집현전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1446년에 만든 훈민정음의 해설서입니다. 연산군이 자신을 탄핵하는 한글 벽서에 분노해서 전국에 있는 한글 책자들을 모두 불태웠기에 자취를 감추었다가 1940년에 안동에서 발견이 되었습니다.
당시 간송 전형필 선생께서 이 소식을 듣고 훈민정음해례본의 제시 가격인 1000원의 10배인 1만원에 구입을 하였는데 간송께서 조선총독부에서도 어떻게든 손에 넣으려고 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기와집 열채 값도 아깝지 않다고 하여 구매를 하여 보관을 하시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구매소식을 비밀리에 지켜오다가 해방 후에 조선어학회 간부들을 불러 한글 연구를 위한 영인본을 만들며, 한글의 창제 원리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6.25 전쟁통에서도 훈민정음해례본을 지키고자 간송 선생께서 다른 문화재는 놔두고 훈민정음해례본만 오동나무 상자에 담아 피난길에 올라 지켜내셔서 지금 우리 후손들이 한글의 우수함을 배울 수 있게 되었으며, 문자를 만든 목적과 그 원리가 밝혀진 전 세계 유일무이한 기록으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10월 7일 <훈민정음해례본> 등 국보 및 보물 36점을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전시를 한다고 하니 복제품이 아닌 국보를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이들과 다시 한번 방문하여 이 위대한 전시품을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겠습니다.
이색적인 점은 우리가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을 점자로도 전시를 하여 누구나 문자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문자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어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수어는 전 세계 공통인가 싶어서 찾아보니 언어가 다르듯이 수어도 나라마다 다르다고 하네요.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가면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듯이 수화도 국제수화가 있다고 합니다.
쿠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전시가 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활자 인쇄술에 대해서도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문자 기술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습니다. 세계사와 한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유익한 전시품일 듯합니다.
국립 세계 문자 박물관은 40여분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몇 곳 있었으며 어린이 체험관도 있었으나 우리가 방문하였을 때는 시간이 맞지 않아 체험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박물관을 아이들과 방문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을 체험신청까지 하고 방문하시면 보다 유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방문하였을 때는 이집트 관련된 전시관을 오픈을 하지 않았었는데 임시 휴관이 지나고 나면 보다 풍성한 볼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4년 10월 7일 간송미술관의 전시품 <훈민정음해례본> 등이 전시가 된다고 하니 이 시기도 놓치지 않고 다시 한번 방문을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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