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읽는 도서

[그림책 리뷰]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내가 감동 받은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SOWDY 2021. 6. 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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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인 우리 첫째와 한글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한글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회사 업무로 인해 피곤하다는 핑계로 아이에게 소홀하였었네요. 주변에는 벌써부터 책을 읽는 친구들도 있는 것 같은데 첫 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하루에 10분 정도 한글 공부를 하고 책을 몇 권씩 읽어주어 습관을 기르고자 합니다. 어쩌면 제가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글, 그림: 미야니시 타츠야
출판: 달리

고 녀석 맛있겠다는 우리 첫 째가 4살 무렵 와이프가 선물을 해준 도서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그림체의 공룡들이 나오는 그림책이라 글을 읽기보다는 그림을 구경하면서 책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한글 공부를 하면서 조금 더 좋은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고민을 하던 중 아이들이(6세, 4세) 공룡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기에 오랜만에 읽어주는 한글 그림책을 <고 녀석 맛있겠다>로 정하였습니다. 

 

12권 시리즈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고 녀석 맛있겠다.
2. 나는 티라노사우르스다.
3. 넌 정말 멋져
4. 영원히 널 사랑할 거란다.
5. 나에게도 사랑을 주세요.
6.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7. 나를 닮은 당신이 좋아요.
8. 널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9. 모두 다 사랑해
10. 나는 당신을 믿어요.
11. 고마워, 사랑해.
12. 영원히 함께해요.

 

제목은 거칠지만 가슴 따뜻한 티라노사우르스 이야기

<고 녀석 맛있겠다>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는 모두 단편으로 내용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거친 듯 보이지만 가슴 따뜻한 티라노사우르스가 주인공입니다. 

 

1편<고 녀석 맛있겠다>는 티라노사우르스가 갓 알에서 깨어난 안킬로사우르스를 발견합니다. 그러고는 말합니다

 

"고 녀석 맛있겠다"

 

그런데 안킬로 사우르스가 갑자기 "아빠"라고 부르네요.

안킬로사우르스는 태어나자마자 자신에게 고 녀석 맛있겠다고 말한 티라노사우르스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었다며 자신의 이름이 <맛있겠다>인 줄 알고 티라노를 아빠처럼 따릅니다. 안킬로사우르스의 모습이 어이없는 티라노지만 자신에게 아빠라고 부르며 따라다니는 모습이 싫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육식인 티라노사우르스와 채식인 안킬로사우르스의 안 어울리는 조합은 두려움 없이 티라노를 따르는 안킬로사우르스와 그런 안킬로사우르스에게 살아가는 법(꼬리를 사용하는 법, 소리 지르는 법)을 가르치는 티라노의 모습에 정말 부자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고 판단한 티라노 사우르스는 안킬로 사우르스를 떠나보내기로 결심을 하고 헤어지지 않으려는 안킬로사우르스에게 달리기 시합을 제안합니다. 

책을 읽으시려는 분들도 계실 수 있기 때문에 결과 스포는 X.

 

어른이들을 위한 그림 동화책

<고 녀석 맛있겠다> 

 

책을 읽고나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미야니시 타츠야(작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공룡에 비유하여 어른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책을 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티라노 사우르스가 잠을 자다 깨어나니 안킬로 사우르스가 안보이니 걱정이 되어 찾아 다닙니다. 그때 멀리서 과일을 따온 안킬로 사우르스에게 화를 버럭 내는 티라노사우르스. 안킬로 사우르스는 풀을 안 먹는 티라노를 위해 맛있는 과일을 따러 다녀온 것인데 화를 낸 티라노에게 사과를 하며 아빠 죄송해요라고 말을 하네요.

 

저는 아이들이 간혹 어떤 실수를 할 때, 화를 자주 냅니다. 반성해야하는 저의 모습입니다.

혼을 내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왜 그랬었는지 물어보면 아이들에게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빠가 목이 마를까 봐 물을 떠 오다 실수로 물을 쏟고 물을 치우려는 생각에 휴지 한 장 뽑아 바닥의 물을 닦으며 흩어 뜨리게 하는 것이었는데 그 모습만 본 저는 아이가 거실 바닥에서 물장난을 하는 줄 알고 혼을 냈었네요.

 

우리 아이들은 아빠가 화를 내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눈치를 보긴 하지만 항상 같은 모습으로 아빠를 대합니다.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웃으면서 평소에 같이 하던 놀이를 하려고 아빠에게 안기지요. 하지만 제가 변덕스럽게 어떤 날은 같이 장난을 치고 기분이 좋지 않다고 화를 내고 아이들이 헷갈려하게 행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을 잡아 먹으려고 하였던 티라노를 아빠처럼 따르며, 아빠처럼 크고 싶다는 안킬로 사우르스를 보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아빠라는 존재는 그야말로 슈퍼맨일 텐데, 생활을 하며 힘들다고 아이들 앞에서 내색을 하여 아이들에게 불안함을 알려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언제나 해맑게 안겨서 노는 아이들의 건강하게 지켜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나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우리 아이에게 한글 공부를 해줄 목적으로 읽어주다가 제 감정 코칭을 받게 된 <고 녀석 맛있겠다>의 내돈 내산 도서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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