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결절로 세침검사를 받으셨거나, 갑상선암이 의심되어 진료를 앞두고 계신 분, 혹은 비슷한 상황에 놓인 가족을 둔 분들께서 이 글을 읽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결절이 발견된 후, 세침흡인검사(FNA)와 초진을 거쳐 입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 대한 자세한 경험담은 이전 포스트에 정리해 두었으니,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참고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갑상선 유두암 절개식 반절제 수술 준비 과정 및 입원 준비물 (feat. 신촌세브란스)
갑상선 유두암 절개식 반절제 수술 준비 과정 및 입원 준비물 (feat. 신촌세브란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아마 갑상선 갑상선 결절 부위에 세침검사를 받으시고, 결과를 기다리며 마음이 복잡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또는 갑상선 암이 의심되는 가족분을 대신해 정보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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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술 당일 (입원 2일차)
수술 전날, 걱정이 많아 쉽게 잠들지 못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침 6시쯤이었습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수술 전 준비를 위해 깨워주셨고, 혈압을 측정한 뒤 팔에 수액을 연결하며 마취 준비를 시작하셨습니다. 갑상선암 수술의 본격적인 준비는 바로 이 수술 당일 아침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혈압이 조금 높게 나와서 오전 7시경, 혈압약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혹시 혈압이 있어서 수술이 걱정되시는 분들도 문제없이 수술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네요.
저는 오후 수술이었기 때문에 보호자는 오전 중에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오전 수술을 받는 분들은 보호자가 아침 7시부터 함께 있어야 한다는 안내가 있었는데, 가능하다면 전날 보호자와 함께 입원하여 대기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안정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수술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습니다. 저는 수술 후 며칠 동안 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에 수술 전, 머리를 감고 간단히 씻은 뒤 병실에서 대기했습니다. 수술 시간이 되면 수술실에서 병실까지 직접 환자를 데리러 옵니다. 저는 침대에 누운 채로 수술실로 이동했으며, 보호자는 수술실까지 함께 들어가진 않고, 엘리베이터 앞까지만 동행할 수 있었습니다.
1.1. 수술실 입장 전 대기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는 별도의 대기 공간에서 잠시 머무르게 됩니다. 이곳에서 마취과 선생님께서 마취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고, 치아가 흔들리는지 여부나 기타 건강상 특이사항에 대해 점검하십니다. 그리고 동의서를 작성했습니다.
이후 수술방 간호사 선생님께서 수술 부위와 수술 방법을 환자가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시고, 수술 후 회복과 관련된 기본적인 설명도 친절히 안내해 주셨습니다.저는 긴장한 상태로 약 10분 정도 대기했던 것 같은데, 대기실 천장을 바라보던 중 익숙한 성경 구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 이사야 41장 10절
기독교는 아니지만 그 말씀을 보는 순간,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수술을 앞둔 불안한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어주었던 순간이었습니다.
1.2. 수술실 입장 후
수술실에 도착한 뒤, 수술용 침대(베드) 위에 몸을 편히 눕히면 간호사 선생님들이 몸을 고정해 주시고, 수술 중 혈압과 혈류 상태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발에 혈압 체크 장치를 부착합니다. 발목에 압박이 있어서 무어인지 여쭈어 보니 혈압을 체크하기 위함이라고 답변 주신 것이 기억이 나네요. 개인차는 있지만, 저는 이 압박감이 다소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때 수술을 집도해 주실 교수님을 뵈었는데, 선생님께서 환하게 미소 지으며 “수술 잘해드리겠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긴장되어 있던 마음이 순간 편안해졌습니다. 진료실에서 뵙던 모습과 또 다른 모습이셨습니다.
짧은 인사를 나눈 후, 손가락에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장치를 달고, 전신마취를 준비하게 됩니다. 전신마취의 경우 스스로 호흡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는데, 이때 들이마시는 산소의 냄새가 조금 불쾌하다고 느껴졌습니다.
" 환자분 호흡 크게 해 보세요"라는 말이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환자분, 정신 좀 드세요? 목 만지시면 안 돼요!"
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며,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의식을 회복한 직후, 목에 이물감이 느껴졌고, 꿀꺽 침을 삼킬 때마다 목이 따끔하게 아팠습니다. 엄청 아픈 정도는 아니지만 목감기에 걸린 정도라고 기억이 남네요. 말을 하려 했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에 쉽사리 내기 어려웠으며, 목이 살짝 조여 오는 듯한 불편함이 느껴졌습니다.
전신마취 후 깨어난 직후에는 누구나 비슷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갑상선 수술 후에는 목 부위의 통증이나 조임감, 그리고 일시적인 음성 변화가 흔하다는 설명을 들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1.3. 병실로 이동
수술실로 들어간 뒤 병실로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약 2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병실로 돌아오는 길에 침을 삼켜보았는데,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목 외부를 절개했기 때문에 겉이 아픈 느낌이 있었고, 침을 삼키거나 물을 마실 때 목 주변의 근육이 움직이면서 내부 깊은 곳까지 뻐근하고 불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수술 직후 약 한 시간 동안은 호흡에 집중해야 합니다. 마취가스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야 하므로, 깊고 꾸준한 호흡이 중요하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 시간 동안에는 졸음을 피하고, 가능한 한 의식적으로 숨을 천천히 깊게 쉬는 것이 좋습니다.
저녁 식사로는 죽이 나왔습니다. 목이 조금 따가워 삼키는 것이 힘들었지만, 약을 먹어야 해서 억지로라도 조금씩 먹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나온 반찬 중에는 가시가 있는 생선조림도 있었는데, 목에 걸릴까 봐 조심스러워 죽과 국만 섭취했습니다. 다행히도 진통제가 잘 들었던 덕분에 통증은 심하지 않았습니다. 느낌으로는 심한 목감기를 앓는 것과 비슷한 정도였습니다.
2. 수술 둘째 날 (입원 3일 차)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간호사 선생님께서 씬지록신(씬지로이드) 약을 챙겨주셨습니다. 이 약은 갑상선 호르몬을 대체해 주는 중요한 약인데, 공복 상태에서 복용해야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아침 식사 1시간 전에 꼭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받았습니다.
수술 후 아직 24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다른 분들의 수술 후기에서 "시간이 갈수록 몸 상태가 확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했는데, 실제로 저도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편해지고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이 체감되었습니다. 이날 아침, 수액 라인도 제거되어 활동이 훨씬 자유로워졌습니다. 다만, 목에 연결되어 있는 배액관은 아직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고, 움직일 때 조심해야 했습니다. 둘째 날부터는 병원 내에서 가볍게 걸으라는 안내를 받아,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보았습니다. 제가 입원한 신촌 세브란스 암병원 7층에는 작은 야외 정원이 있어서,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가보았어요. 마침 날씨도 따뜻했고, 정원 너머로 보이는 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의 봄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소소한 힐링의 순간이었습니다.
수술 후 회복 중, 갑상선 환우들이 모여 있는 카페에서 정보를 찾아보니, 신촌 세브란스 암병원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후에는 많은 분들이 암병동 3층에 위치한 잠바주스에서 음료를 즐기는 것이 일종의 시그니처 같았습니다. 저도 아보카도 바나나 주스 한 잔을 주문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목에 열감이 있는데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 도움이 되는 듯합니다. 아보카도와 바나나의 달콤함이 기분을 좋게 해 주네요. 그런 즐거움이 수술 후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밥이 잘 넘어가지 않아 잠바주스에서 음료 두 잔과 시원한 아이스크림 '빵빠레' 하나를 먹었습니다. 밥의 목 넘김이 아직 불편하여 음료로 배룰 채웠는데 저녁이 되자 배액관의 색이 조금 탁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이를 확인하고 체크해 주셨습니다.배액관의 양이 줄어들어 다음 날 퇴원을 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배액관 색깔이 탁한 것은 여전히 문제가 되어, 저지방식(무지방식)을 따르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여러 곳을 찾아보니 반절제 환자들은 모든 음식을 골고루 다 잘 먹으라고 했다는 답변이 있었는데 전 반절제임에도 불구하고 무지방식(저지방식) 그리고 유제품은 다음 외래 진료 때까지 금지라고 하시네요.
전절제와 임파선 곽청술을 받은 경우, 많은 환자들이 저지방식을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지방식은 수술 후 회복과 관련된 관리의 일환으로, 배액관의 상태나 회복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진행해야 합니다.
3. 수술 셋째 날 – 퇴원 준비
수술 셋째 날(퇴원 날), 아침에 의사 선생님께서 회진 시, 배액관의 양을 체크한 후, 배액관을 제거해 주셨습니다. 이후 원무과에 가서 결제를 마친 후, 퇴원에 필요한 약을 챙기기 위해 병실로 돌아왔습니다. 퇴원 준비가 끝난 후, 간호사 선생님께서 퇴원 후 주의사항, 복용해야 할 약의 종류, 효과와 주의점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특히 수술 부위 흉터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었고, 당장은 사용하지 않겠지만 흉터 관리 크림과 시카케어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안내받았습니다.
퇴원 시각은 10시 30분 정도였고, 무지방식 식사 등이 걱정이 되어 갑상선 전문 요양병원을 예약한 후 요양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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